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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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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왜곡, 반미, 그리고 문화에 대한 서브컬쳐 향유자의 이해.
과거, 통신시절. 참 많은 헛소리들이 있었지요. 약간 일색이 느껴지는 작품에는 너도나도 할것없이 제국주의와 연관시키는 리뷰들이 난무했었습니다. 제국주의와 연관시켜 떠들든, 제국주의와 연관이 없다고 작품을 변호하든, 일본것을 즐기는 한국인들 대상으로 하는 소재(떡밥)론 애니메이션&게임에 대한 제국주의 정서와의 연결만한게 없습지요.

저 또한 어린시절 통신을 접하면서 그런것들을 봐 왔고, 또 뭐든지 그럴듯하게 써 놓으면 '우와, 그런가보다'하고 나도 모르게 납득해 버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에 와서 그런 화제들은 진정으로 개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단정적으로 이야기 할수 있을 정도로, 그 소재가 되었던 작품들에선 제국주의는 물론이거니와, 그 어떤 역사적 함의도 볼수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이념 논쟁에 휩싸였던 모 게임의 예를 들어봅시다. 다이쇼라는 시대배경을 패러디한 타이쇼라는 배경이 나오는 이 게임의 경우만 하더라도 다이쇼 로망과 같은 그 시대적 풍취에 대한 재현이 담겨있을뿐,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제적 냄새가 나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네셔널리즘(국가주의)이 철철 흐르던 게임이었습니다만, 사쿠라대전에서의 국가주의는 작가의 의도하에 의한 허구 냄새가 나는 국가주의였을뿐더러, 작품 세계관 자체에서 일제 역사와의 유사성을 부정하는 장치가 자주 포착되었었죠.

단정적으로 말해, 일본 작가들은 역사적 화제를 다루는것을 기피합니다. 예를들어, 마징가제트만 하더라도, 분명 세계의 패권을 다투는 싸움인데도 불구하고 내용 면에서는 단지 마징가와 헬박사의 대결구도였을 뿐이죠. 조금만 생각한다면, 일본 작품들은 이런 네셔녈적인 화제를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비단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 문화 산업의 대부분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이 역사에 대한 언급을 기피하고 있지요.

이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본의 문화 산업은 거시적인것 보단 미시적인걸 다루는걸 선호합니다. 전문용어는 네이버 검색하면 나오니 다루진 않겠습니다만, 이것은 작품의 테마에도 직결되서 거국적인 시각보다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등에 촛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구성하곤 하죠.
또한, 일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일제에 대한 언급에 있어 굉장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육,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그런 죄의식이 만연해있고, 또한 국가 정서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공론화 하는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거기다가, 일본의 과거 교직의 대부분은 전공투로 대표되는 사회주의자들로 이루워져 있는것을 감안하면 교육의 문제에 있어 주변국의 인식보다는 굉장히 착실한 역사 교육이 이루워지고 있지요.
역사 왜곡또한, 왜곡할 꺼리가 있기 대문에 시도하는 것이랄까요.

그런 일본의 상황속에서, 주변국에 대한 사악한 의도를 품고 있는 문화 작품을 무차별적으로 투하했다는건 그 목적성도 그렇고 여러 면에 있어서 논리적 비약일 뿐이지요. 우리가 투하했답시고 말하는 것들중에, 일본에서 의도적으로 수출을 한 것은 극소수고 대부분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대한민국에 '유출'되었던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에 문화적인 침략 야욕이 숨어 있다고 떠들었던 그 시절의 '논객'님들께선 실명 내세웠다 뿐이지 요즘 네티즌들과 별 다를게 없는 사람들이었던 거죠 ㄲㄲㄲㄲ

여튼,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그런 악의적 의도를 중점적으로 해석하는 류의 작품 이해는 논한 가치도 없는 헛소리임에 분명하지만, 그런 논의가 많았다는 것엔 정서적으로 공감합니다. 피해국인 우리로서는 그런 부분에 있어 예민할수밖에 없었으니깐요. 저 또한, 이런 부분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 한편으로,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그들의 속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부분에선 굉장한 위화감과 섬뜩함을 느끼곤 합니다. 저렇게까지 다물고 있을수 있다니...싶어서 말이지요.
피해국의 국민이자 후손으로서, 단지 소재만으로 사용된다는것에 굉장한 저항감을 느끼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고, 저 또한 그 부분에 대해 어쩔수 없는 저항감과 순간순간의 분노가 교차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실제적으로 일본 문화산업 제작자들의 관심사에 '역사'가 없는것은 확실합니다. 있다해도, 우리나라 고등학생들과 비슷한 류의 관심 정도일테지요. 여튼, 혹자는 그들의 역사에대한 정서적 무관심에 다행을 표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왜곡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최근, 코드기어스라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뭐랄까, 저로서는 굉장히 당혹스럽더군요. 어째서냐면, 상기에 이야기 했던데로 일제와 관련된 화제 혹은 그것이 연상되는 화제를 강하게 기피하던 현재까지의 상황과는 달리, 코드기어스는 그 '연상되는 화제'를 직접적으로 투입했습니다. 물론, 여타의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이 조금은 진부한 형태의 반전 주의 애니메이션 정도의 얉은 사상적 깊이를 담은 애니메이션이었을 뿐입니다만, 저는 코드기어스 자체보다, 이런 이야기를 겁없이 다루게 되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습니다.

지금까지는 섬뜩할 정도로 언급을 기피하던 그 부분에 대한 화제에 대한 자물쇠가 헐거워졌다는 의미니깐요. 물론, 단순하게 세상사는 인간들 맨치로 이것이 바로 일제에 대한 긍정으로 이어진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게 아닙니다. 단지, 정서적으로 그 부분에 대한 기피감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대해 나름 조명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루려는 겁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만화등이나 유사 업계의 스탠스는 이상할 정도로 좌파적인것이 유명합니다. 폭력적, 선정적, 상징적 소재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는 자신들이 주요소재로 다루는 그런 류의 것들을 정면으로 부정하죠.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라고 외치는 새에 수백명 학살하는 모순적인 정서...바로 그런 것 말입니다.
그랬었기 때문에, 소재적, 배경적으로의 역사 차용 및 사용이 두드러짐에도 정서적인 논의는 그다지 크게 벌어지지 않았던것이죠.

그렇기에, 그들의 창작 스탠스에서 우리 한국인이 느끼기에 예민한 부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아이러니하게 굉장히 위험한 소스를 최근 눈치채고 말았습니다. 바로 반미...반미인데요.....

일본의 자국가의 역사적 피해의식을 누가 만든걸까요? 그들 스스로 느낀걸까요? 아니면 피해국의 피해호소로 인해 깨닫게 된 것일까요. 정답은 양쪽 다 아닙니다. 답은, 2차 대전에서 일본의 패배후 승리국이었던 연합군 측에서 일본인의 무력화를 목적으로 심은 것입니다.

사실, 그거나 저거나 일본이 나쁜짓 했으니 그것에 잘못을 느끼는것이 뭐 이상하냐고 말하실수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꽤 큰 차이가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피해 국가에서 청구한 피해 의식이 아닌 점령자의 무력으로 생겨난 피해의식이라는것은, 그 무력이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 그 의미를 상실할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일본의 극 반미 주의자들 사이에선, 일제의 참극의 대부분은 영미에 의한 날조라는 주장도 대두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극도의 이데올로기 주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논리적인 비약일 뿐입니다만, 감정적으로 그들이 자신들의 피해의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피해국과 피의국의 시각차가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비단 코드기어스 뿐만이 아니라, 현재 일본 사회에서는 닫혀있던 과거사에 대한 자물쇠가 헐거워지고 있으며, 범죄자로서의 역사로만 역사를 교육한 과거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부심을 가질수 있는 역사를 가리키는...뭐 일본 자체 내의 시각으로만 보자면 굉장히 건전한 역사 바로세우기 의식이 만연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으로서는 탐탁치 않은 부분이 많지만요)

문제는, 이 건전한 역사 바로세우기 의식이 반미와 결탁한다면...피해국으로서 가만히 보고 있을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만약 그런 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그나마 역사 의식의 청정지대라고 생각되는 제 취미세계가 오타쿠계 특유의 답이 없는 상상력에 더해져서 말도 안되는 비약과 왜곡을 기반으로 한 역사 논의가 벌어지지는 않을까...두려워 지네요.

마브러브 오르타의 예도 있고, 현재 일본이 서있는 시점은 저희들에게 있어도 굉장히 미묘한 시점에 서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군요.
by 치이링 | 2007/04/11 13:20 | 치이링 머릿속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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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이비스 at 2007/04/12 17:49
오르타에 우익적인 내용이 나온다고 소문이 나서 그것만 믿어 우익성이 아주 짖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시던데, 실제 게임에서는 그런 우익적, 군국주의가 느껴지는 것은 총 챕터 10개중 단 1개의 챕터(일본내 극우파들의 반미 쿠데타 에피소드)분량외엔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반미 쿠데타조차도 주인공쪽이 속해있는 연합군이 힘으로 꺾어버리며 쿠데타는 끝나버리죠. 우익요소를 일부 다뤘다고 전체를 치부하고 깍아내리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넷소문이란 정말 무섭네요.)
글 본문에 대해서는 잠시 경각심을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코드기어스의 마무리는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Commented by 치이링 at 2007/04/12 18:02
아이비스//에로게는 그 전체 내용보다 단 한줄의 문장이나 하나의 장면에 많은 의미를 함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해본 오르타에서 그 장면은 굉장히 의미심장 했습죠.
하지만, 그것이 우익으로 그대로 이어지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얉은 수준에서 어느정도 역사의식을 가진 일본인이라면 쉽게 생각할수 있는 꺼리였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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